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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마저 성장 정체가 오는 등, 앞날이 흐린 오프라인 유통계에서, 생활잡화 전문점 다이소만 유일하게 ‘맑음’이다.


고속 성장의 상징적 사건은 지난 6월 서울 명동 ‘백화점식’ 매장 오픈이었다. 8층 건물 전체를 1000~5000원짜리 다이소 상품으로 채웠는데, 중국 관광객들에게는 필수 관광코스가 되는 등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한다.



장기불황, 가성비 추구 등 다이소의 성공을 설명할 수 있는 거리는 많다. 하지만 ‘싸고 좋은 상품’이라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다른 유통 기업이 모를리 없다. 유독 다이소에 손님이 몰려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비자 행동론 중 ‘획득가치 전략’으로 생각해보자.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는 자신이 지불한 비용(Price/Cost)과 얻은 혜택(Quality)를 비교할 때 생긴다. 더 좋은 품질/혜택에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수 있지만, 더 좋아하는 것은 품질은 좋아지지면서 가격은 더 낮아지는 것이다. 김난도 교수가 가성비를 설명할 때 “가격파괴, 가격인하는 정답이 아니다. 가성비의 핵심은 가격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올리는 것. 가격보다는 가치의 납득감을 주는 것”라고 한 이유다.


가격과 혜택을 높이고 낮추는 조정을 통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4가지 방법이 획득가치 전략이다.





1) 품질을 높이며 가격을 그에 맞춰 상승하는(하지만 인식되는 품질보다는 높지 않게) 전략이 ‘품질 차별화 전략’이다.

유통 사례를 들자면, 이마트가 몰링 개념을 적극 도입해  ‘쇼퍼테인먼트 공간’으로 운영하는 스타필드가 여기에 해당된다. 기존 대형마트보다 비싼 상품도 있지만 레저가 되는 쇼핑 경험이라는 품질 상승으로 소비자 가치를 높인다.


2) ‘가치대체 전략’은 가격을 낮추면서 품질을 높히는, 일견 불가능해 보이는 전략이다.

‘고객 참여를 통한 비용 절감과 만족도 상승’이 비결인데, 이케아(IKEA)를 생각하면 된다. 고가품 일색의 홈퍼니싱 시장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라이프스타일 별 다양한 구색을 선보인다.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는 조립 전 형태로 소비자가 직접 집에 가져가서 만드는, 소비자 참여를 통한 비용 절감이다.


3) 다이소는 가성비를 위한 2가지 전략을 같이 사용한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품질의 일부분을 포기하는 ‘비례감소 전략’은 기본기능만 남겨 원가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일회용품처럼 쓰고 부담없이 버릴 수 있는 1천-2천원 사이 대다수 상품이 이 전략에 해당한다.


‘비용절감 전략’은 품질은 그대로 유지하되 가격을 낮추는, 소비자가 반기는 전략이다. 포장비용 등 상품의 본질적 가치와 무관한 기능을 없애 고객이 경험하는 혜택은 차이 없게 한다. 다이소는 주로 일본에서 인기있는 신상품의 아이디어에 바탕, 저렴하게 생산하여 판매하는 방법을 이용한다.



1,000원짜리 신상품 ‘스팀 아이마스크’가 좋은 예로, 눈 부위에 얹으면 따뜻한 스팀이 눈의 피로도를 감소시켜주는 일회용 안대 형태의 제품이다. 일본 제품과 기능은 큰 차이 없지만 가격은 월등하게 저렴하다.


불황기의 소비 트렌드에서 저가제품은 기본 기능에 충실한 가격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정석을 다이소가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