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아이폰X의 국내 출시일이 11월 24일로 발표됐다.

출고가가 지나치게 높다고 불만이다. 64GB는 142만원, 256GB는 163만원인데, 그 돈이면 차라리 애플의 ‘맥북’을 구매하겠다는 조롱 섞인 반응도 있다.



특히 64G 모델의 미국 가격 $999에 세금 10%를 붙이고 환율을 적용해도 122만원 수준이라, 왜 한국에서는 20만원이나 더 비싸게 구입해야 하느냐는 의견도 있다. 사실 애플의 이런 가격정책이 처음은 아니다. 예전부터 한국 시장의 가격차별 논란은 이어져 왔다. 이런 배짱 영업을 계속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마케팅 이론 중 ‘지불할 수 있는 가격 범위’로 추측해보자.

 

한 제품의 구매를 고려할 때, 소비자는 지불 가능한 범위를 설정한다. 기업은 ‘이 정도는 받아야하는’ 가격 하한선(Floor Price)을 설정한다. 최악의 경우 원가 이상은 되어야 하고, 대개 원가+기대 이익으로 책정한다.





 

소비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 상한선(Ceiling Price)과 기업의 이익을 담보할 수 있는 가격 하한선의 폭이 넓을 수록 기업의 이익이 높아진다. 소비자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 범위(WTP: Willingness-To-Pay, 혹은 EVC: Economic value to customers)를 넓히는 것이 기업의 브랜딩, 마케팅 목표가 된다. 가격 책정의 판단 근거는 경쟁자의 가격, 대체재의 가격, 자사 브랜드/제품의 경쟁우위 등이 있다.

 

 

아이폰X 국내 출고가를 정할 때, 하한선은 미국 가격(122만원)이 된다. 애플 코리아는 한국 소비자의 WTP 구간을 20만원으로 보았다. 다음의 이유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1) 경쟁자의 가격 - 갤럭시 가격보다는 높은게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폰 10주년 기념 모델이 가지는 뉴스로 이 정도 가격 차이는 수용 가능하다.

2) 대체재의 가격 - 노트북(맥북) 이용자는 아이폰 충성팬이 많다. 맥북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고 수요가 거기로 옮겨가지는 않는다.

3) 경쟁우위 - 기존 아이폰 가격보다 상승폭이 크다. 하지만 아이폰6부터 크게 바뀌지 않았던 디자인이 드디어 바뀐 모델이다. 이 정도 가격 인상은 감내할 것이다.

 

애플 코리아는 20만원 정도는 충분히 수용 가능한 가격이라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아이폰5S로 버티며 출시만 기다려온 나에게는 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