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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법정관리와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되기 전,
팬택의 마케팅조직 구성은 아래와 같았다.
(마케팅본부장과 각 실장은 임원급이었다)
회사 생활을 하는 분들이라면 팀 명으로 어떤 일을 하겠구나, 감이 잡힐 것이다.
마케팅 관리팀은 스마트폰의 가격운영, 생산수량 결정, 손익관리 등을 담당했고,
마케팅 전략팀은 브랜드 관리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맡았다. 홍보팀은 말 그대로 홍보였고.
SKT마케팅팀, KT마케팅팀이 포함된 ‘마케팅 운영실’은 무슨 일을 했을까?
이통사 대상 영업이었다.
팬택에게 가장 중요한 ‘갑’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을 납품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마케팅본부 인원의 약 70%가 영업사원이었다. 그리고 조직의 ‘실세’였다.
회사 매출을 책임진다는 자부심과, 이통사의 요구와 의견을 조율한다는 업무의 중요성 때문에 누구도 그들의 주장에 맞설 수 없었다.
(물론 폐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을 악용하는 Budget slack이 횡횡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서는 차후 ‘관리회계’에서 깊이 다뤄보겠다)
마케팅과 영업의 관계는 무엇일까?
영업이 마케팅 영역에 포함되는가, 아니면 둘은 별 개의 활동인가?
사실 대부분의 조직에서 마케팅과 영업은 ‘물과 기름’의 관계다. 많은 경우에는 ‘앙숙’으로 대치하기 일쑤다.
영업은 마케팅을,
“책상 머리에 앉아서 팬대만 굴리고, 시장 상황은 전혀 모르면서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한다. 정작 고생은 누가하는데… 재수없는 것들”이라고 하고
마케팅은 영업을,
“너무 시야가 좁아. 장기적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구축할 생각은 없고, 맨날 가격을 내리자는 식의 무식한 말만 한단 말이야. 공부 좀 하지…”라고 한다.
AMA(American marketing association)의 마케팅 정의를 살펴보자.
Marketing is an organizational function and a set of processes
for creating, communicating, and delivering value to customers
and for managing customers relationships in ways
that benefits the organization and its stakeholders
이 정의의 중요한 포인트는
“기업이 고객을 행복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수익을 창출하는 활동”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실 영업과 마케팅은 동일한 비중을 가진 동전의 양면같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일 것이다.
그런데 팬택에서는 영업에 너무 많은 무게중심이 쏠려있었다. 왜 그랬을까?
마케팅 원론 등의 책의 1장에서 다루는 needs, wants, demands의 개념을 기억해 보자.
Needs(본원적 욕구)
Needs are the basic human requirements
- 목마르다.. 등의 채워지지 않는 불편함 / 더 나은 상태를 바라는 희망
Wants(구체적 욕구)
Needs become WANTS when being directed to specific products
- 콜라가 먹고 싶다...로 어떤 상품과 브랜드로 연결될 때
Demands(수요/구매의사)
Demands are wants for specific products backed by an ability to pay
- 앞에 보이는 편의점에서 콜라 사자… 등의 ‘지불 가능한 재정적 기반’에 의해 발생
마케팅 업무에서 늘상 사용하는 말이 ‘소비자의 니즈’이다.
본원적 욕구에 바탕하여 어떤 불편함을 해소해줄까, 혹은 어떤 꿈을 만들어줄까...를 고민하는 모습이, 영업에서 볼 때는 한가해 보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영업은 반면 ‘수요/구매의사’에 집중해야 한다.
매출을 일으켜야 하니까, 지금 장사에 도움이 되는 ‘한 방’이 무얼까를 고민한다.
팬택의 마케팅은 ‘구매의사’에, 그것도 실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한 명의 고객이 아니라 ‘이통사의 구매의사’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이통사의 목소리는 영업을 거쳐 ‘가공되어’ 내부에 전달되었다.
아마 그렇기 때문에 지난 ‘경영전략’에서 다뤘던 것처럼 프리미엄 스마트폰 일색의 시장 대세에 휩쓸리고, 다른 차별화 방향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오늘부터 시작하는 ‘마케팅 관리’에 바탕한 내용은 분량이 꽤 많을 것 같다.
아무래도 내가 일해온 분야이기도 하고, 팬택 근무 시절 많은 의구심과 생각을 했던 영역이기 때문이다.
다음 장에서는 ‘STP의 정의’와 ‘마케팅 컨셉의 발전 단계’에 바탕하여 다뤄보도록 하겠다.
* 본 내용은 연세MBA 최정혜 교수님의 ‘마케팅 관리’ 강의에 바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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