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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의 엔지니어 몇 명과의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었다.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법정관리 중이었고, 전직원 대상으로 순환 휴직이 진행 중이었다.


VEGA가 ‘베레기’로 낙인 찍힌 계기가 된 과거 모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엔지니어의 입장으로서는 출시해서는 안되는 상황이었단다.

이미 발견된 구동 오류가 많았고, 소프트웨어 최적화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았다고 한다.


“그냥 출시해라. 지금 팔아야 한다.”

조직에서 누구도 맞설 수 없는 한 사람의 의견으로 그렇게,

베가레이서는 시한폭탄같은 상태로 출시되었다.


판매량은 흡족했다. 스포츠가 페라리까지 경품으로 내건 대대적인 마케팅도 뒷받침 되었다.


하지만 이 모델에 대하 지금의 평은,

‘베레기란 용어를 만들어준 악마 아닌 악마다’ (출처: 나무위키)


팬택에서의 회의 중에는 유난히 이런 말이 많이 나왔다

“부회장님 지시사항입니다”


무슨 오너가 이런 자잘한 것까지 지시를 할까… 라는 의구심이 있었지만,

그게 정말이냐고 감히 물어볼 수는 없었다.

(사실 이런 상황은 많은 조직에서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앞 장에서 두 가지의 리더 타입을 소개했다.

Time telling하는 리더와, Clock building하는 리더.


조금 더 자세하게 다뤄보자면, 사람의 눈으로 비유가 가능하다.

눈의 검은자 중 동공의 크기로 리더가 조직을 관리하는 방법의 차이를 설명한다.


1) The human eye

- 현재의 핵심 업무(central task)를 관리하는 동공의 크기가 작고, 주변을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peripheral vision) 나머지 검은자가 크다


2) The organizational eye

-  반대로 핵심 업무를 챙기는 영역이 95%에 달한다. 주변을 파악하는 영역은 5%다.





여러분의 리더는 지금 어떤 눈을 가지고 있는가?


대표적인 The human eye의 예는, GE의 잭웰치다.

“CEO의 역할 중 90%는 right person을 right place에 배치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10%를 지금은 급하지 않기에,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내일을 고민하는데 사용해야 한다”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시장 환경이 무섭게 빠르게 변하는 하이테크 등의 산업에서

리더는 The human eye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일을 챙기는 것은 현업에 맞기고, 그들의 의견을 수용하면서

(물론 충분한 discipline과 empowerment가 작동하는 환경이 뒷받침 되어야겠지만)

리더는 조직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다음 단계를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General manager의 역할 4가지와 함께,

이상적인 The human eye의 또 한가지 사례인 소프트웨어 손정희의 ‘소프트웨어 향후 30년 비전’을 다룬 블로그 링크를 소개한다.


1)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구분: Strategic vs operational decisions

2) ‘시키는 일을 잘하게 한다’에서 ‘어떻게 제대로 된 일을 시킬까?’로

3) ‘과거의 방식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에서 ‘어떻게 변화할까?’로

4) 어떻게 전략적 마인드를 가질 것인가


https://yckim.wordpress.com/2010/06/29/next30year_1/


다음 장에서는 다시 마케팅으로 돌아가서,

‘고객 가치(Value proposition)’에 대해 다뤄보겠다.



* 본 내용은 연세MBA 권구혁 교수님의 ‘경영전략’과, 최정혜 교수님의 ‘마케팅 관리’ 강의에 바탕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