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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렬한 반성이 필요했다.

과거에는 고객보다 경쟁사를 먼저 의식했고, 자존감을 세우는데 몰두했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에 주목하고, 고객의 앞이 아닌 옆에서 함께 할 것이다."


지난 주 팬택의 신제품 발표회에서 문지욱 대표가 한 말이다.






새 모델은 SKY 브랜드도, 통신사의 로고도 없는 소박하고 심플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깟 로고가 고객에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라는 위 반성의 내용이 반영된 듯 하다.


팬택은 이번 IM-100 모델로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전하고(Value proposition) 싶었을까?


The value proposition is the set of benefits the company promises to deliver

-‘가치 제안’이란 브랜드가 고객에게 ‘약속’하는 핵심 benefit(효익, 혜택 등)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예가 자동차 Volvo의 ‘Safety’다. (요즘은 많이 희석되긴 했지만)


하지만 많은 기업은 이러한 가치를 ‘자신의 주장’에 입각하여 전달하려 한다.


과거의 팬택이 그러했다.

팬틱 근무 시절, IR리포트 중 마케팅 현황을 정리하는 업무를 맡았었다.

가장 많이 들어간 단어가, ‘세계 최초’, ‘국내 최초’, ‘한국 스마트폰 시장 2위 달성’.. 등의 팬택이 하고 싶은 말들이었다.


하지만 단언컨데(과거 베가 아이언 카피를 가져다 쓰자면),

‘고객이 인지하고 공감하지 않는 가치’는 의미가 없다.





매우 간단한 계산식으로 설명되는데,

고객이 느끼는 가치(Value)는, 자신의  비용(Cost)보다 얻는 혜택(Benefit)이 클 때 발생한다.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윤석철 명예교수의 저서 ‘경영학의 진리체계’에서도 동일한 내용이 다뤄진다.

(시류에 편승하는 많은 마케팅/경영 관련 서적보다 이 책의 일독을 강력 추천한다)


경영이란 ‘고객을 찾아 주고받음의 관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공급자와 소비자가 서로 ‘너 살고 나 살고’의,

주고받음의 관계를 실현하기 위한 ‘생존 부등식’을 제안한다.



* 공급자 순혜택은 supplier's net benefit이다.

과거 팬택은

‘Product benefit - Monetary cost’를 높히는 데에 몰두했다.

마케팅본부를 시장에 정책보조금을 뿌리는, VEGA를 버스폰으로 만드는 조직으로 운영했다.


하지만 고객은

팬택을 통해 ’ V-P>0’의 관계가 만들어진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아무리 가격(P)이 낮아진들, VEGA를 통해 자신이 얻는 가치(V)가 무엇이냐고 주저했다.


때문에 팬택은 정당하게 자시의 P를 포기해야 했다.

손해를 감수하고 시장의 재고를 치우기 위해 보조금을 난사했고, P-C<0의 상황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생존에 실패했다.


지금의 팬택은

마케팅의 영역인 ‘Personal benefit - Energy cost’이 작동해야 한다는 것을 발견한 것 같다.

‘고객의 옆에 있겠다’는 말이 그래서 참 반갑다.

이 방향선회가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란다. 고객이 이러한 팬택의 변화에 답해주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팬택이 고객에게 주고자 하는 가치(V)가

정당하게 평가받는 가격(P)으로 운영되고,

앞으로 생존과 성장의 뒷받침이 되는 원가구조(C)가 확보되는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기를 바란다.


다음 장에서는 고객 충성도(Customer loyalty)에 대해 다루겠다.


* 본 내용은 연세MBA 최정혜 교수님의 ‘마케팅 관리’ 강의에 바탕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