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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할 수 있다는 것도 복이다.

이직을 시도할 수 없는 직장인이 더 많다. 어떻게든 현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젖은 낙엽처럼 버티는’ 사람들은 어느 회사에나 있다.


경력직이 보기에 이 사람들은 답답하다. 구태의연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며, 책임지기를 싫어한다.

전 직장의 한 선배는 농담조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열심히 하지 않는 이유는, 너무 열심히 하다가 실수할까봐 무서워서야.” 속으로 비웃었다.

몇 년 지나 그와 비슷한 나이가 되어가니, 그 마음을 알아간다. 성과 내고 튀고 싶은 욕심보다 생존이 더 절실했던거다.





경력직은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할까. 나와 상관없는 ‘2군’으로 대하면 되는 것일까.

아니다. 그들은 매우 중요한 존재다. 친해져야 한다.


일은 절대 혼자 할 수 없다. 회사의 규모가 클수록 더 그렇다. 부서간 조율과 협력이 필요하다. 공식 회의에서 합의된 내용보다 비공식적 네트워크를 통한 협력이 더 큰 도움이 되는데, 경력직이 가장 어려움을 갖는 부분이다.


조직에 몸담은 기간이 길 수록 인적 네트워크는 두텁다. ‘스페셜리스트’인 경력직보다 특정 분야 업무에 대한 깊이는 낮을지라도, 여러 부서를 거쳐온 ‘제너럴리스트’들은 회사의 여러 이면에 대해 잘 안다. 이 일은 누구와 이야기하면 잘 풀리고, 의사결정을 할 임원의 성향은 어떤지 등 경력직이 알기 어려운 것들에 대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일 잘하기 때문에 왔다는 것, 전문 분야가 있다는 것은 굳이 내가 어필하지 않아도 다들 알고 있다. 답답한 구석이 많을 것이다. 그래도 티내지 마라. 굳이 그럴 필요 없다. 나도 언젠가는 젖은 낙엽이 된다. 그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도움을 청하라. 그게 훨씬 남는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