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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D는 총 5단계로 진행된다.
(혹은 NPM이라고도 한다 - new product manufacturing)
이상의 NPD 5단계는 크게,
- 제품 컨셉을 만들고, 본격적인 개발 여부를 결정하는 ‘착수 단계’와
- 이후 물리적인 개발 비용이 투여되는 ‘실행 단계’로 나뉘어진다.
실제 개발이 착수되면 매몰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중단하는 것이 큰 부담이 된다.
따라서 2단계의 ‘좋은 컨셉’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울러 착수 단계에서는 신제품에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할 요소들을 발견하는 과정인 Fuzzy Front End(FFE)를 마련해야 한다.
‘Fuzzy front end’ is the set of activities employed before the formal and well defined requirements specification is completed. Requirements are a high-level view of what the product should do to meet the perceived market or business need.
FFE는 물리적인 제품 속성을 정의하기에 앞서,
현재 시장상황과 고객 니즈에 바탕하여 ‘어떤 혜택과 가치를 담아야 하는가’를 정의하는,
다소 정성적인 작업이다.
때문에 연구원들이 바라보기에는 다소 황당하고 정리가 되어있지 않으며, 현실적으로 구현이 불가능한 소리로 치부되기가 쉽다. 그래서 Fuzzy(모호한)라는 단어가 사용된 것이다.
하지만 마케터들은 이 작업에 많은 관심을 들여야 한다.
그래야만 진보된 기술을 탑재하는 것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정작 고객은 필요하지 않은 ‘실패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NPD를 주관하는 상품기획 등의 부서에서 근무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팬택의 마케팅이 상품개발 과정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지도 못했다.
제품 개발 과정이 거의 완료된 시점에,
‘목업’이라고 불리우는 프로토타입을 통해서만 “이런 제품이 개발되었구나”’라고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많은 마케팅 구성원들은 “이거 좀 애매한데…”라는 반응을 보인 적이 많았다.
아,
상품개발과 연관되는 마케팅 업무가 하나 기억난다.
PMR(product management roadmap)이라 불리웠던 업무로,
주로 1년 단위로 시장의 주요 이슈와 자사를 포함한 경쟁사의 신제품 라인업을 예상하고,
경쟁우위 요소와 출시 시점을 정하기 위한 일종의 대시보드였다.
‘13년 말에 작성되었던 ‘14년 팬택 PMR을 공개한다.
다시 한 번 밝히자면, 마케팅에서 작성한 자료이다.
그런데 제목부터가 ‘기술 trend 및 line-up 전망’이다. 앞서 소개한, ‘엔지니어들이 기겁할만한’ Fuzzy한 내용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마케팅에서 정의했어야 할 ‘센서 기능 고도화’, ‘Flexible 디스플레이’ 등의 예상되는 기술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혜택이 무엇이어야 한다는 고민이 보이는가?
그리고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비대칭CA, 지문인식’은 위 자료에서 발견한 ‘사용자 감성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능인가?
나름 발견했다는 ‘감성가치 및 사용자 체감가치 중심의 기능 진화’라는 시장의 트렌드를,
제품의 어떤 속성과 기능으로 녹여야 한다는 제안은 마케터가 침범해서는 안되는, 연구원의 영역이라고 인정해보자.
그럼에도 최소한 마케터는 고객의 어떤 TPO에서, 어떤 체험을 주는 모델이 되었으면 한다. 그에 맞는 기술요소를 만들어 달라는 의견을 제시해야 하지 않았을까.
당시 팬택의 NPD 과정에는 이용자에 대한 고민의 영역이 없었다. 이는 그 일을 해야 하는 마케터의 과오다. 최신 부품과 기술탑재라는 본인의 KPI에 충실했던 연구원의 노고가 빛을 발하지 못한 이유다.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NPD 프로세스를 보다 실행중심으로 적용한 Stage-Gate Process에 대해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 본 내용은 연세MBA 임수빈 교수님의 ‘Creativity, Innovation, Entrepreneurship’ 강의에 바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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