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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전략은 사실, 잘 모른다.

고백하자면, 그리 큰 관심도 없었다.


커리어의 시작을 광고회사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에만 집중했고,

이후 영화회사에서 일할 때도 영화티켓 가격은 정해져 있었다.

방송사는 가격 전략이란 것이 아예 없었다.


때문에 팬택에서 출고가에 엄청나게 고민하고,

정책 보조금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과정이

많이 생소했고, 처음에는 그 중요성을 실감하지 못했다.


지금은 유통에 있다.

가격 전략의 중요성을 매일 절감하고 있다.

마케팅 이론에서 말하는 가격전략의 중요성은 아래와 같다.


A business tries to…

1. Create a good products,

2. Implement a good promotional plan, and

3. Develop a good distribution system

“Price” is the P that helps capture the value created in this process (the other 3Ps are pre-cursors to the 4th P)


좋은 상품/서비스를 만들고, 널리 알리기 위한 활동과 유통 채널 전략을 통해 생성된

‘가치’를 시장에서 평가받고, 기업의 생존을 답보하는(value creation)  핵심 활동이

바로 Pricing(가격전략)이다.


하지만 많은 기업이 가격전략에서 공통적으로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1) Determine costs and take traditional industry margins

- 기계적으로 원가에 기반한 이익 책정


2) Failure to revise price to capitalize on market changes

- 시장 변화흐름과 무관하게 원래의 가격정책 유지


3) Setting price independently of the rest of the marketing mix

- Product, Place, Promotion 등 나머지 3P 전략과 무관한 가격전략


4) Failure to vary price by product item, market segment, distribution channels, and purchase occasion

- 고객 시각에서의 자신의 STP, 포지셔닝 등과 연계되지 않는 가격전략


시장을 이끌어가는 1등 브랜드라면,

위 4가지 실수를 몇번 저질러도 큰 위기는 찾아오지 않는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과 갤럭시 정도라면,

자신의 원가 구조에 따라 목표 이익액을 정하고, 가격을 책정해도 수요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팬택은 다르다.

무조건 4번에 따른 가격 전략을 따라야 한다.


사실 가격전략은 브랜드 전략과 다르지 않다.

고객에게 무엇을 소구하여 구매의 Sweet spot을 때릴 것인가를,

그리고 VEGA 브랜드에 어울리는 소구점을 먼저 결정하고

모델 기획과 재료비 등 원가구조를 기획해야 한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어떻게 가격을 인식할까?


가장 큰 대전제는,

소비자는 사실 가격을 대할 때 ‘이성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심리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Consumer Psychology and Pricing (소비자의 심리학적인 가격인식)


1) Reference prices

- A standard with which a price is compared

비교의 대상이 되는 기준 가격이 반드시 존재한다. 기준에 바탕해서 ‘싸다’와 ‘비싸다’를 정한다.


2) Price-quality inferences

가격과 품질을 연결해서 생각한다. 즉 가격이 높으면 품질이 좋을 것이라고 인식한다.

조금 더 설명하자면,  높은 가격의 긍정적인 효과는 3가지로 나뉘어진다.

  1. 기능에 대한 추론 - 일종의 placebo effect로, 효과/품질이 더 좋을 것이라고 추론

  2. 과시성 향상 -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는 가격을 올릴 수록 매출이 올랐다.

  3. 쾌락성 향상 - 와인의 경우에는 비쌀 수록 마실 때의 쾌감 정도가 강해진다.


3) Price endings ($299 or $300)

우리 모두가 매일 경험한다. 이십원 차이지만 3,980원과 4,000원의 느낌은 사뭇 다르다.

왜냐하면 우리는 가격을 대할 때 맨 앞자리를 보고 가격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기준이 되는 ‘Reference Price’의 종류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1) Observed prices (눈에 보이는 가격)

- Suggested retail or usual discounted prices

- Competitor’s price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비슷한 브랜드들의 가격, 특히 경쟁 브랜드의 가격이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2) Experienced prices (과거에 경험했던 가격)

- Past price or last price recalled

과거에 비슷한 제품, 혹은 이 브랜드의 다른 제품을 구매했던 가격에 바탕해 지금의 가격이 적정한가를 판단한다.


3) Internal reference prices (내적 기준이 되는 가격)

- “Fair price” (e.g., firm’s production cost)

가격이 너무 싸도 문제가 된다. 노동착취를 통한 부당한 가격인가.. 등 윤리적인 기준이 작동한다.

- Expected future price

앞으로 가격이 폭락하지 않을까? 더 오를까? 등의 전망

- Upper- or lower-bound price

최대로 높게 지불할 수 있는, 그리고 이 가격 아래면 품질이 이상할 것 같은 ‘가격의 범위’


4) 최근에는 구매 후, 내가 지불한 가격이 합리적이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온라인 가격 비교, 블로그 후기 등을 통해 얼마든지 검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구매 후 만족감에 가격이 영향을 미치고, 브랜드 평판까지 연결된다.


팬택 가격 전략에서 잘못한 것은,


1) Observed price에 너무 지나친 신경을 썼다

- 갤럭시가, 옵티머스가 90만원 대 출고가니까, 우리도 그 급으로 가야한다...는 시장의 브랜드 평가와 전혀 맞지 않는 가격전략을 운영했다.


2) Expected price를 스스로 망가뜨렸다.

- 정작 순판가는 그 반토막에도 미치지 못하는, 정작 가장 빨리 ‘0원’이 되는 가격전략을 매번 구사했다. 베가는 조금만 참으면 공짜폰이 된다는 건 당시 누구나 아는 기정사실이었다.


3) 망가진 브랜드 평판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가격전략을 고수했다.

- 그러면서도 ‘90만원 대 출시-0원 판매의 실수’를 매번 반복했다.


가격전략이란 결국,

‘소비자가 지불하는 비용에 비해 합당한 가치를 얻는가?’를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팬택의 가격전략은 소비자의 획득 과정에 ‘공짜’라는, 도저히 가치라고 볼 수 없는 ‘이득’만 제공했을 뿐이다.


그래서 애써 공들여 만든 모델에서 제공할 수 있었던

사용과정에서의 가치와,  이후 처분 과정의 가치가 몽땅 망가져버린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자, 이제부터 가격에 대한 첫 글이다. 갈 길이 매우 멀다.

다음 장에서는 가격전략을 수립하는 단계별 의사결정 사항에 대해 다뤄보겠다.


* 본 내용은 연세MBA 최정혜 교수님의 ‘마케팅 관리’ 강의에 바탕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