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몰락 과정의 경영학적 분석/마케팅 관리

Channel design decision(유통 전략의 선택)으로 팬택을 생각하다

은고랭이 2016. 7. 25. 12:06

기업이 선택하는 유통전략은 크게 다음 세가지 기준으로 나뉘어진다.

핵심은 전 장에서 다루었던대로, ‘유통 중개자를 어떻게 운영하는가’의 기준이다.


1) Type of intermediaries

- Direct vs. indirect

‘제조사가 직접 관리하는 것’과, ‘중개자에게 일임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잠시 뒤에 자세하게 다뤄보겠다.


2) Number of intermediaries

- Exclusive vs. selective vs. intensive distribution

유통 중개자의 수와 규모를 정하는 것으로,

제조사 목표 시장의 크기에 따라 결정한다.





3) Channel integration


제조사 도/소매상 고객까지의 유통 단계를 단선적으로,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것에서

유통의 참여자들이 함께, 공동 마케팅을 펼치는 등의 변화를 의미한다.





마블 등의 슈퍼히어로 영화가 개봉할 때,

완구 제조사 해즈브로가 진행하는 캐릭터 상품 마케팅에

유통사인 토이저러스가 함께 매장에서 공간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사례가 될 수 있다.


[Direct vs. indirect]

제조사가 직접 유통을 하는 것과, 중개자를 두는 것의 차이에 대해서 조금 더 깊게 들어가보자.


‘왜 중개자를 두는가?’에 대한 첫 번째 답은,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즉, 지난 플랫폼 비즈니스 내용에서 소개했던 ‘거래비용 (Transaction cost)’가이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고객과 매출의 총량이 고정된다면, 이익을 높히는 방법은 비용의 감소일 것이다.

직접 유통을 관리하는 것보다 발생하는 거래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많은 제조사가 중개업자를 이용한다.


하지만 최근 의류시장에서는 정반대의 움직임이 보인다.

UNIQLO, ZARA 등의 SPA(Specialty stores / retailers of Private-label Apparel)는 제조부터 유통까지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높혀가고 있다.

왜 직접유통을 선택했을까?


[Reasons to go direct (직접유통의 이유)]


1) Need for control (specialized training, processes)

 - 유통과정의 통제와 관리를 위해 (판매방식 교육 등 프로세스 관리)


2) Importance of non-selling activities (information gathering, relationship building, consistent brand image)

 - 판매 외 활동의 중요성 때문에 (시장정보 수집, 고객관계 구축, 브랜드 관리 등)


3) Importance of key accounts

- 소수의 아주 중요한 고객군 관리를 위해


4) Easiness to monitor, motivate, and control

- 1번과 비슷한 개념으로 효율적인 판매 관리와 통제를 위해


5) No competition for sales reps’ attention with other firms/products

- 유통 담당의 독점적 업무와 몰입을 위해 (중개자의 경우에는 타사, 경쟁사를 함께 유통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ZARA의 경우에는 여기에 더해,

빠른 트렌드 적용, 빠른 생산, 빠른 유통이라는 ‘Fast fashion’ 사업모델의 SCM을 구현하기 위해 직접 유통을 선택했다.






ZARA 케이스의 보다 자세한 내용은 향후 ‘생산 및 운영관리’에서 다뤄보도록 하겠다.


그렇다면, 반대로 중개자를 통하는 유통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Reasons to go indirect(직접 유통을 하지 않는 이유)]


1) Economics of scale (larger assortments and warehouse)

- 중개자를 이용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기 때문에 (진열, 재고 관리 등의 비용)


2) Market coverage (market knowledge, speed to market)

- 자체적인 시장 관리가 여렵기 때문에 (조직의 역량, 변화에 대한 대처 등)


3) Specialization (focused energy, expertise)

-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유통 전문가에게 일임하는 것이 나을 정도의 수준)


4) Credibility with end-user

- 고객 입장에서는 중개자가 다양한 브랜드 중 하나를 추천해주는 모양새가 더 신뢰감이 가기 때문에


5) Motivation (rewards for success, fear of failure)

- 성과에 따른 보상으로 중재가에게 동기부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팬택의 경우는,

중개자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외부적 이유가 컸다.

스마트폰은 이통사의 ‘개통’이라는 절차가 필수이고, 이는 팬택을 포함한 제조사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리점과 판매점 등 중개자를 관리하고, 그들을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팬택의 자체 역량 강화에 힘쓰지 못한 점이 아쉽다.


팬택 마케팅과 영업이 보다 밀착된 협업을 진행했다면

마케팅이 발굴한 고객 인사이트에 바탕한 영업 아이디어를 구상하여

유통망과 함께 현장 마케팅을 펼칠 수 있었을 것이고,

‘베레기’ 오명을 조금이라도 벗길 수 있는 판매현장에서의 마케팅도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팬택이 중개자와 했던 유통촉진 전략은 리베이트, 리베이트, 리베이트였다.

그 이유는,

마케팅 본부 내에서 Pull strategy 담당 조직과 Push를 책임졌던 영업부서 사이의 협업이 거의 없다시피 했고, 각자의 영역에서 늘 하던대로의 업무에 몰입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이상으로 유통채널에 대한 내용을 마친다.

다음 장부터는 ‘마케팅 관리’의 마지막 단원인 ‘4P 중 Promotion - 광고 등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넘어가겠다.



* 본 내용은 연세MBA 최정혜 교수님의 ‘마케팅 관리’ 강의에 바탕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