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확장(Brand Extension)으로 팬택을 생각하다 #2
성공적인 브랜드 확장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Successful brand extensions
- Fit or similarity between the parent and the extension brand
- Brand equity enhancement through positive feedback
- Marketing leverages, cost savings
즉 Parent 브랜드와 확장 브랜드 간의 ‘어울림과 선순환’이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미국의 브랜드 Arm & Hammer가 있다.
베이킹 소다로 시작된 Arm & Hammer를 Parent Brand로 하여,
‘하얗게 만든다’는 표백 기능의 브랜드 에센스에 기반하여 다른 상품 카테고리로 브랜드를 확장하였다.
Arm & Hammer + Dental Care (치약)
Arm & Hammer + Multi-Cat (반려동물 목욕)
Arm & Hammer + Fabricare (세탁 세제)
반면에 실패하는 브랜드 확장은,
Parent 브랜드가 지닌 아이덴티티와 확장 브랜드의 소구점이 일치하지 않을 때,
서로 간의 침식과 희석 작용이 발생하여 Parent 브랜드의 매출까지 잠식시키는 ‘팀킬’이 발생하게 된다.
Unsuccessful brand extensions
- Brand equity dilution and erosion due to negative feedback
- Cannibalization
잘 알려지지 않은 꽤 오래 전 사례인데,
(지금 보면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는)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가 비즈니스 캐주얼 Panatela라는 브랜드로 확장한 것이 대표적 실패 케이스다.
팬택 스마트폰의 Parent 브랜드였던 VEGA에 대해 생각해보자.
베가는 우주의 항성의 이름이다. 우리 말로는 ‘직녀성’이라고 한다.
SKY의 뒤를 잇는 브랜드였기 때문에 ‘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라는 의도로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베가 이전에는 ’이자르’, ‘시리우스’라는 항성의 이름을 딴 모델도 있었다.
여튼,
전장에서 다룬 것처럼 베가는 레이서, S5, 넘버6, 아이언… 등으로 category extension을 진행했고, 각 모델들의 핵심 소구점(빠른 처리속도, 디스플레이 크기, 메탈 테두리)에 기반한 네이밍을 했다.
두 가지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자.
1) Parent Brand 베가와의 일관성을 위해 확장 브랜드를 ‘별자리’로 했으면 어땠을까?
항성의 이름을 따온 베가와,
제품의 USP에 기반한 확장 브랜드 네이밍은
단어 간 특질의 차이로 고객의 인식에서 일관성을 갖기 쉽지 않았다.
모델이 가지고 있는 핵심 차별화 요소를 포기하기 쉽지 않았다면,
‘밤하늘의 빛나는 별’을 뜻하는 베가에 어울리게 ‘별자리 이름’을 붙이는 방법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물론 어려운 라틴어는 보다 심플하게 각색이 필요했을 것이다.
예를 들면,
- 듀얼코어 프로세서 탑재로 빠른 속도: 베가 + Gemini (쌍둥이 자리) / 두개의 프로세서
- 넓은 화면: 베가 + Leo(사자 자리) / 백수의 왕 사자처럼, 가장 큰 화면의 위용을 뽐내는 모델
- 강철소재: 베가 + Scorpius(전갈 자리) / 전갈과 같은 단단한 소재
이처럼 그리스 신화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황도 12궁의 별자리를 사용했다면,
보다 풍성한 브랜드 연상이 가능했을 것이고 USP를 풀어가는 스토리텔링도 수월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최소한 ‘은하’라는 의미를 가진 갤럭시보다는)
2) VEGA를 버리고 멀티 브랜드로 운영했다면 어땠을까?
베가 브랜드가 채 자리잡기도 전에, 레이서의 품질 문제 때문에 대중에게 ‘베레기’로 낙인이 찍혀버렸다.
이후 아무리 다양한 소구점으로 확장 브랜드 네임을 이어가더라도, Parent 브랜드가 입은 이러한 상처는 쉽게 아물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베가 브랜드를 유지하는 Category Extension을 지속할 필요가 있었을까?
이미 이자르, 시리우스를 운영했던 방향으로 돌아가서,
새로운 모델마다 우주의 항성 시리즈로 새 이름을 붙여주는 Multi-brand 전략으로 선회하는게 낫지 않았나 생각한다.
예를 들면,
- R3 를 폴라리스(북극성)로 : 품질 문제를 확실히 개선시킨 새로운 이정표로 만든 모델
- S5를 스피카(처녀자리의 알파 성)로 : SKT 전용폰으로 5인치 대화면과 아름다운 스타일을 모두 갖춘 모델
물론 이건 ‘과거에 가정을 더하는’ 재미있는 상상이다.
브랜드 확장 이야기로 시작해서, 끝을 카피라이팅으로 마무리한 셈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당시 브랜드 전략에는 틀림없이 이러한 방향도 제안되지 않았을까 짐작한다. 사람의 사고는 비슷하게 작동하기 마련이니까.
의사결정 과정에서 선택되지 못한 것이었겠지.
다음 장에서는 포지셔닝(Positioning)에 대해 다뤄보겠다.
* 본 내용은 연세MBA 최정혜 교수님의 ‘마케팅 관리’ 강의에 바탕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