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몰락 과정의 경영학적 분석/팬택 몰락의 비밀_번외편

(번외 편)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한다.

은고랭이 2016. 7. 15. 12:13

Airbnb, Uber, 그리고 샤오미까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유니콘 스타트업들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 ‘플랫폼 비즈니스’를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란 무엇일까?

간단한 정의는 ‘서로 다른 두 개의 그룹 사이의 거래에서 효율성을 제공하는 존재’라 할 수 있다.





만약 5년 전에 스페인 여행을 준비한다고 가정해 보자.

성수기여서 호텔도 많이 없고,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서 저렴한 민박집을 찾고 싶다.

하루종일 구글링을 해봐도 마땅한 민박이 찾아지지 않는다.

주변에 수소문해서 스페인에 사는 지인의 지인을 통해 하나를 예약했지만,

시설은 좋은지, 깨끗한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지금은 어떨까?

Airbnb를 통해 10분이면 10개 이상의 매력적인 민박집을 찾을 수 있다.

사진을 통해 시설과 위생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이용자의 평판까지 검토할 수 있다.

그리고 민박집 주인 입장에서도 Airbnb 한 곳에만 정보를 올리면 전세계 사람들에게 홍보가 된다.


바로 이것이 Airbnb라는 플랫폼이 만들어 낸,

구매자와 공급자 사이의 거래비용을 혁신적으로 낮춘 효율성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포인트는,

플랫폼 모델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전혀 새로운 것’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기존에 존재하던 비효율적인 거래 구조를 개선하는데에서 가치가 발생한다.

공급자와 구매자가 가지고 있던 Pain(귀찮고, 힘들었던 부분)을 발견해서,

Gain(편하게 변하는 것)을 제공해준다는 것이다.


즉 플랫폼이란,  

- Filtering(내가 원하는 조건을 찾아주고),

- Curation(다수의 대안을 편집해서 제안하고),

- Match-making(구매자와 공급자의 거래가 가능한 구조를 제공하고),

- Escrow(금전 거래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주는)

등의 서비스가 종합해서 제공되는 interface라고 정의할 수 있다


구매자와 공급자가 얻는 편의성이 클수록 더 많은 참여자가 모이는 Network 효과와,

이 플랫폼만 사용하고자 하는 Stickiness가 증가하는 선순환 효과가 일어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가장 큰 Network/Stickiness를 만들어 낸 플랫폼이 시장을 모두 가져가 버리는 Winner takes it all 현상이 발생한다.


즉, 구매자들이

- 처음에는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수의 플랫폼을 번갈아 가며 사용하다가(Multi-homing cost)

- 마지막에는 가장 좋은 하나의 대안만 사용하는 것(Single-homing)이다.

소셜 커머스 시장과 배달음식앱 시장 등에서 다수의 플랫폼이 적자를 무릅쓰고 출혈경쟁을 펼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보다 빠른 시간안에 더 많은 이용자 기반을 확보하려면 무엇을 해야할까?


‘교차보조 도구(Cross Subsidization)’가 필요하다.

일종의 촉진장치로, 플랫폼이 ‘나에게 무료로 무언가를 보조해주는 것’처럼 느껴지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플랫폼 중 하나인 음식 배달앱 ‘배달의 민족’을 예로 들어보자.

공급자 집단은 더 많은 홍보와 매출(주문)을 원하는 지역기반 음식점 점주이고,

구매자 집단은 치킨, 중국집 등에 배달을 시키는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다.





플랫폼 모델의 시작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두 개의 집단 중 ‘어느 쪽에 먼저 접근하여 Network 효과를 만들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달앱의 선택은 명확했다. 보다 많은 음식점이 먼저 확보되어야 한다.

따라서 배달의 민족은 점주를 위한 교차보조 도구를 마련했고, 이를 통해 점주 Pool을 확보했다.

- 종이 전단을 대체할 수 있는 모바일 전단을 무료로 제공했고,

- 소규모 업체가 도입하기 어려운 매출/고객분석 Tool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했다.


이런 매력적인 제안을 누가 거부할 수 있었겠는가? 빠른 시간에 많은 점주가 동참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플랫폼 모델을 구성하는 두 가지 요소를 소개한다.

“Platform is a set of component and rule”


- Component는 플랫폼 안에 존재하는 구성요소다.

- Rule은 플랫폼을 이용하기 위해 따라야 할 법칙, 혹은 이용자가 플랫폼에서 하는 행동을 뜻한다.


이해가 조금 어렵다면, 고속터미널을 예로 들어보자.


이용자는 어딘가로 이동하기 위해 고속터미널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한다.

그리고 많은 버스 회사가 손님을 태우기 위해 고속터미널 플랫폼을 또한 이용한다.


고속터미널을 구성하는 Component는,

매표소, 대합실, 승차권, 운행버스 등이다.

이용자는 고속터미널의 Rule을 따라야 한다.

버스 배차시간이 있고, 매표소가 운영되는 시간이 있으며, 승차 장소가 있다.


모두가 이 Component를 이용하는 Rule을 따라야 한다.

부산을 가려는 사람이 엄한 대전행 승차장소에서 지금 당장 부산으로 가자고 할 수 없지 않은가?


즉, 플랫폼의 운영전략의 성공 포인트는

Platform Provider가 제공하는 Component에 매력을 느끼는 다수의 참여자가

Rule에 따라 행동하며, 나아가 함께 Rule Setting을 확산시키는

참여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있다.


다시 배달의 민족의 예로 설명해보자.


점주에게 제공되는 Component 중 두가지는

- 다양한 결제수단(카드, 현금)과 결재방법(주문 시 결재, 만나서 결재)

- 이용자가 리뷰를 올리는 시스템이다.


점주는 이에 바탕하여

- 이러한 결재방법을 따라야 하며,

- 리뷰 내용이 부정적이라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는 Rule을 따라야 한다.


이런 과정이 계속 선순환되어야 플랫폼이 제공하는 ‘거래비용을 낮추는 효율성’이 확보되고, 참여자의 Network 효과와 Stickiness 효과가 확장될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번외편으로 내용이 작성되었다.

며칠 전 사내 교육으로 들었던 내용이 너무 좋아서 스스로 정리해보고 싶었고, 또 공유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더 실질적이고 좋은 내용이 많았으나, 강의자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것 같아 올리지 못하는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다음 장에서는 다시 팬택에 대한 생각으로 돌아가겠다.


* 본 내용은 로아컨설팅 김진영 대표가 롯데마트에서 강의 한 ‘플랫폼 비즈 워크숍’ 내용에 바탕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