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몰락 과정의 경영학적 분석/팬택 몰락의 비밀_번외편

(번외 편) 스마트폰 유통구조를 소개한다 #1

은고랭이 2016. 7. 13. 07:44

꽤 복잡한 내용이 될 것 같다.

여튼,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유통구조는 아래와 같다.


중요한 점은 이통 3사가 ‘길목을 틀어막고 있는’ 독점 시장이라는 것이다.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는 스마트폰 판매가 거의 불가능하다.

(최근 자급제 시장이 커지고는 있으나 아직도 스마트폰의 90%는 통신사를 거쳐 판매된다)






제조사는 스마트폰을 이통사에 납품하면서 매출이 발생한다.

혹은 이통사가 관리하는 대리점에 납품하기도 한다.

즉, 스마트폰 사업은 유통채널 관점에서는 B2B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일반 소비자는 이통사가 관리하는 ‘대리점’과

또 대리점이 관리하는 ‘판매점’을 통해서 스마트폰을 구입하게 된다.

대리점과, 판매점?

그 차이를 이해한 사람은 지금까지 많지 않을 것이다.


가장 쉬운 구별법은,

1개 이통사 전용으로 통신서비스를 판매하는, 즉 1개 이통사 로고만 간판에 걸렸으면 대리점이고,

여러 개 로고가 붙어있으면 판매점이다.





대리점의 수익원은 자신을 통해 가입한 통신서비스 이용자의 요금 중 일부분을 수수료로 받는 것이다.

따라서 가입자가 몇십만 명에 이르는 대형 대리점은 거의 중소기업에 맞먹는 규모를 자랑한다. 수십만 명이이 매달 내는 통신료 중 일부가 세금처럼 들어오니까.


반면에 판매점은, 얼마나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하느냐에 따라 매출이 달라진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리베이트를 챙기느냐’가 또 중요하다.

바로 이 점이 ‘폰팔이’라는 오명을 쓰게된 포인트이다.

리베이트가 높게 책정된 모델을 권매하게 마련이고,

소비자에게 지원하라는 목적으로 내려온 리베이트 중 상당부분을 자신이 챙기는 경우가 잦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리베이트’라는 것이 스마트폰 유통구조의 핵심 포인트 되겠다.

정책 보조금, 판매 장려금 등 많은 용어로 쓰이기도 하는 이 리베이트가 만들어지고,

대리점과 판매점에서 운영되는 과정에서 온갖 일이 벌어진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단언컨대,

이 짓을 잘못하다가 팬택이 (한 때) 망했다.


우선 리베이트가 어떤 재원으로 만들어지는지, 스마트폰의 가격구조에서 알아보자.





스마트폰 제조사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익숙한 용어인 ‘출고가’부터 시작한다.


1)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제조사는 출고가로 스마트폰을 이통사에 납품한다.

그 과정에서 이통사에 수수료를 지급하는데, 물류 등에 필요한 비용이라는 명목이다.(통신사 별로 다소의 차이는 존재한다.)

하지만 그 쓰임새는 전혀 다르다.

통신사가 부담하는 리베이트의 재원으로 사용한다. 즉, 제조사에게 받은 돈을 자신의 리베이트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긴 경력을 가진 팬택의 한 영업사원은 ‘삥 뜯긴다’고 표현했다)


2)

출고가에서 이통사 수수료를 제외한 ‘공급가’에서

개통을 촉진하기 위한 총알인 ‘리베이트 재원’을 제외한 것이

‘제조사의 순판가’이다.


제조사의 가격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잣대가 이 순판가이다.

순판가에서 이미 발생한 제조/판매 비용을 제외하면

기업의 이익의 바탕이 되는 ‘매출 총이익’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순판가는 리베이트 규모를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이통사는 매우 간단하다.

‘스마트폰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소구점으로 가입자를 유치하기 때문에,

자신도 리베이트 재원을 태워야 한다.

거기에 원가를 제외하면 가입자 1인당 이익인 ARPU(Average revenue per user)가 만들어진다.


스마트폰의 유통구조에 대한 이해와,

리베이트 재원구조의 설명까지로 이번 장을 마무리해 보자.


다음 장에서는 이렇게 만들어진 리베이트가 어떻게 시장에서 쓰여지는지,

팬택이 어떤 실수를 저질렀는지에 대해 살펴보겠다.


* 본 내용은 작성자의 업무 경험에 바탕한 개인적인 견해로 작성되었으며, 잘못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